0 和顔愛語 화안애어 和(화할 화) 顔(얼굴 안) 愛(사랑 애) 語(말씀 어) 온화하고 자비로운 표정과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말씨 옛날에 '이고'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약산의 유엄선사를 찾아가 평소 궁금해 하던 것을 물어 보았습니다. "스님 관세음보살품에 보면 흑풍이 배를 밀어서 나찰 귀신의 나라에 떨어뜨린다 했는데 이 말의 뜻이 대체 무엇입니까?" 이고는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유엄선사는 다짜고짜 큰소리를 지르며 이고를 야단치는 것이었습니다. "너 이놈, 이고야. 그대 같이 어리석은 소인이 그런 것을 어찌 알아서 내게 묻는 것인가. 또 그 이치를 알아서는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대가 지금 모른다고 내게 물은 그것을 설령 내가 가르쳐 준다 해도 아마 그대는 잘 알지 못할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