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재송기영 9

과하절교

0 過河折橋 과하절교 過(지날 과) 河(강 이름 하) 折(꺾을 절) 橋(다리 교) 강을 건넌 뒤 다리를 부수다, 도와준 은공을 잊다. 아주 비장한 각오를 말할 때 자주 쓰는 성어가 있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破釜沈舟(파부침주)다. 죽기 살기로 싸운 項羽(항우)의 고사에서 왔다. 그런데 강을 건너고 나서(過河) 다리를 부숴버린다(折橋)는 이 말은 의미가 비슷할 것 같지만 전혀 다르다. 목적을 이룬 뒤에는 도와준 사람의 은공을 잊어버리는 배은망덕을 가리킨다. 過河拆橋(과하탁교, 拆은 쪼갤 탁)로도 쓰는 이 말과 유사한 성어도 제법 된다. 냇물에서 물고기를 잡은 뒤엔 통발의 고마움을 잊어버린다는 得魚忘筌(득어망전, 筌은 통발 전),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兎死狗烹(토사구팽) 등이..

@ 행서 동영상 2021.10.01

막역지우

0 莫逆之友 막역지우 莫:말 막 逆:거스를 역 之:어조사 지 友:친구 우 거스름이 없는 친구. 마음이 맞는 절친한 친구를 뜻한다. 장자(莊子). 자사(子祀), 자여(子與), 자려(子犁), 자래(子來) 네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누가 과연 무(無)를 머리로 삼고, 삶을 등골로 알며, 죽음을 꽁무니로 여길 수 있을까? 또한 누가 과연 죽음과 삶, 있음과 없어짐이 하나임을 알 수 있을까? 그런 자와 벗 삼고 싶구나”라고 말하고 나서 네 사람은 서로 뜻이 맞아 이윽고 벗이 됐다(莫逆於心, 遂相與爲友). 다른 글이 하나 더 있다. “자상호와 맹자반(孟子反), 자금장(子琴張) 등 세 사람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나눴다. “누가 과연 새삼 서로 사귀는 게 아니면서도 사귀고, 서로 돕는게 아니면서도 도울 수 있..

@ 행서 동영상 2021.09.19

구존동이

0 求存同異 구존동이 求(구할 구) 存(있을 존) 同(한가지 동) 異(다를 이) 구존동이(求存同異) :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으려는 노력 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은 미뤄두고 의견을 같이하는 분야부터 협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존동이는 구동존이(求同存異)와 같은 뜻으로 쓰이며 원래는 중국 고전 서경(書經)에 나오는 ‘구대동존소이’(求大同存小異)가 원전으로, 모택동과 함께 '홍군 대장정'읕 통해 사회주의 중국 건설에 일조한, 후에 중국 외교부장과 총리를 지낸 주은래가 이를 인용해 ‘구동존이’(求同存異) 라는 표현을 쓴 뒤 유명해진 말이다. 1955년 아시아-아프리카 회의 보충연설에서 주은래는 ‘구동존이’ 정신을 강조했는데, 입장이 다른, 그러니까 골치 아픈 문제들은 옆으로 좀 미뤄놓고 공동의..

@ 행서 동영상 2021.09.02

무괴아심

@ 無愧我心 무괴아심 無(없을 무) 愧(부끄러워 할 괴) 我(나 아) 心(마음 심)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다 豈能盡如人意 기능진여인의 但求無愧我心 단구무괴아심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뜻을 모두 다 헤아릴 수 있겠느냐? 다만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기를 구할 뿐이다. 살아오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제일 어려웠던 부분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일인데 내가 그렇게 의도하지 않았어도 문제는 발생했고, 내 뜻이 그러하지 않았는데도 오해는 빚어지곤 했다. 생각을 펼쳐 나가는 과정에서는 더 자주 어려움이 발생했다. 직장 생활도 그랬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랬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는 어디나 그런 어려움의 씨앗이 남모르게 자라나고 있는 듯. 오래전 부터 내려오는 중국 격언이다. 오해를 하더라도 시간이 ..

@ 초서 동영상 2021.07.21

상선약수

0, 上善若水(상선약수) * 가장 위대한 선은 물과 같다 老子(노자)에 ‘上善若水(상선약수)’라는 말이 있다. ‘上’은 ‘위’라는 뜻이고, ‘善’은 ‘선, 착하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上善’은 ‘가장 위에 있는 善’, 즉 ‘가장 위대한 善’이라는 말이 된다. ‘若’은 ‘∼와 같다’라는 뜻이고, ‘水’는 ‘물’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若水’는 ‘물과 같다’라는 뜻이다. 이상의 내용을 합치면 ‘上善若水’는 ‘가장 위대한 善은 물과 같다’라는 말이 된다. 老子는 왜 가장 위대한 善을 물에 비유하였을까? 물에는 다음과 같은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물은 공평함을 나타낸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은 수평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물은 조금만 상하의 차가 있어도 반드시 아래로 흘러서 수평을 유지한다...

@ 초서 동영상 2021.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