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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일리불약제일해

완 재 2022. 12. 30. 15:02

 

 

與一利不若除一害(여일이불약제일해)

生一事不若滅一事(생일사불약멸일사)

 

한 가지 이익을 얻는것이 한 가지 해로움을 제거함만 못하고.

한 가지 일을 만드는것이 한 가지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다.

 

-야율초재(耶律楚材 1190~1244)-

 

야율초재(耶律楚材, 1190724(음력 620) ~ 1244620(음력 514)는 몽골 제국의 정치가이자 지식인으로 자는 진경(晉卿)이다. 학문이 뛰어나서 칭기즈 칸이 아낀 인물이다. 수염이 아름다웠다고 한다.

 

야율초재는 금나라 연경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좌전 - 양공이십육년(左傳 - 襄公二十六年)>에 나오는 "수초유재, 진실용지(雖楚有材晉實用之)"라는 전고(典故)을 따라 아들 이름으로 삼았다.

 

모친의 영향으로 학문에 힘썼다. 야율초재의 어머니는 사람이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은 짐승과 같다고 말씀하면서 학문을 권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야율씨, 즉 거란 황족 출신이다. 야율아보기의 후손으로 당시 거란족의 요나라는 이미 망했고 금나라가 중국 북부를 지배하고 있었는데, 이곳이 칭기즈 칸에게 무참히 관광타던 중에 임관하게 되었다. 정복된 자들의 입장에선 가히 마왕이라 부를 만한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칭기즈 칸에게 늘 바른 말을 서슴치 않았다니 인물은 인물이었던 듯하다. 애초에 칭기즈 칸이 '나를 따르면 요의 원수를 확실히 갚아주겠소'라고 말했을 때 '제 조상이 다 금에서 벼슬을 했는데 이제 와서 무슨 원수랍시고 주군을 물어뜯겠습니까?'라고 꼿꼿하게 뻗댄 사람이니 알 만하지만.

 

이처럼 깐깐한 데가 있고 철저하여 자신에게도 엄격했다. 근거도 없는 모함을 받아 포박당해 오고타이에게 끌려왔을 때 그게 당치도 않다는 걸 알고 있었던 칸이 그걸 풀어주려고 했으나,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 잡혀왔을 것인데, 아무 해명도 없이 풀어주면 원칙이 바로 서지 않는다"며 고집스레 그대로 묶여 있었다. 어명보다 원칙이었던 것이다.

 

당시 몽골족들은 전쟁과 정복에는 탁월하였지만 통치의 기술이 없었는데, 그런 점에서 야율초재가 세운 업적은 지대한 것이었다. 많은 업적이 있지만 특히 눈에 띄는 업적은 금나라 수도 변경 함락 시, 그간의 몽골족 원정 원칙을 뒤집어 엎은 것.

 

호라즘 왕국의 건에서 알 수 있듯이 몽골은 원정 중에 저항한 적에 대해서 일체의 자비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야율초재는 칸에게 모든 항복하지 않은 자를 죽여 없애는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간언하여 그걸 관철시켰다. 덕분에 몽골은 금나라의 문물과 군사기술을 성공적으로 흡수할 수 있었고, 이는 후의 남송 정벌 때 양양성 공방전 등에서 제대로 위력을 발휘했다. 물론 문화나 학술 발달에 도움이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 외에도 전체적으로 못 하는 학문이 없었으며 청렴결백하고 강직한 성격으로 죽었을 때 집에 가 보니 취미삼아 수집한 돌이랑 글, 책들 외에 금은보화 같은 것들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죽은 후 유목민에게 맞지 않고 한족에게 맞는 정책을 핀 것이 문제로 그가 주장했던 개혁들은 거의 대부분 묻혔다. 어쨌든 이 사람이 임관하기 전에는 몽골은 세금도 안 거뒀다. 나중에 아득바득 조세 제도를 확립하고, 자연스레 산더미처럼 들어오는 재물들을 보고 황제가 턱이 빠질만큼 놀랐을 정도

능력을 우선시 하던 징기스칸이 한낱 피정복민인 야율초재를 아끼던 이유는 학문을 두루 섭렵한 그의 놀랄만한 식견과 통찰력 때문,

 

유비에게 제갈량이 있엇다면 징기스칸에게는 야율초재가 있다.

 

어느날 오고타이칸이 야율초재에게 물었다.

 

"아버지께서 대제국을 남겨주셨고, 나는 그것을 개혁하려고 한다, 그대는 좋은 방법이 있는가?"

"한 가지 이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한 가지의 해로운 일을 제거하는 것보다 못합니다. 새로운 제도로 백성을 번거롭게 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불합리한 것을 제거하십시오."

 

여일이불약제일해, 생일사불약멸일사(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그가 남긴 명언이다.

 

하나의 이익을 얻는 것은 하나의 해로운 일을 제거함만이 못하고, 하나의 일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다.

 

욕망을 채우기보다 제거하는 쪽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의미, 흡사 불교의 가르침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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