倜儻不羈 척당불기
倜(대범할 척)
儻(빼어날 당)
不(아닐 불)
羈(굴레 기)
기개(氣槪)가 있고, 뜻이 커서 남에게 눌려 지내지 않음을 이르는 말
耽字彥道,少有才氣,俶儻不羈,爲士類所稱。(탐자언도, 소유재기, 척당불기, 위사류소칭)
탐은 자가 언도로 젊을 적 재기가 있고, 호방하고 세속에 구애되지 않아 선비들에게 칭송 받았다.
진서 원탐전에서는 倜 대신에 俶으로 쓰여 있는데 이 때는 '비로소 숙'이 아니라 '기개있을 척'으로 읽으며 俶儻(척당)과 倜儻(척당)은 같은 뜻이다.
원탐은 생몰연월이 불명이지만 원환의 손자이자 원소(삼국지)의 먼 친척의 손자이지만 전시대가 닥치면서 힘든 관직생활을 하게 된다.
환온(桓溫·312 ~ 373년)은 중국 위진남북조시대(221~589년) 남조의 시초로 일컬어지는 동진(東晉)의 대장군이자 군벌이다. 그는 제 맘대로 왕을 갈아치울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인물이다. 서북쪽 옛땅을 수복하기 위해 두 차례나 북벌을 감행했던 그도 유년시절 한때 도박에 빠졌던가 보다. 이때의 이야기가 ‘중국이십사사(中國二十四史)’ 중 하나인 진서(晉書) 원탐전(袁眈傳)에 나온다.
하루는 환온이 도박판에서 재산을 탕진하고 빚을 잔뜩 지게 된다. 그는 재기(才氣)로 소문난 원탐(袁眈)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원탐은 흔쾌히 그 청을 들어준다. 변장을 하고 도박판에 나아가 100만냥짜리 큰판을 휩쓸어 버리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원탐의 성품을 묘사하는 말로 ‘척당불기(倜儻不羈)’라는 말이 나온다. ‘큰 뜻과 기개가 있어 남에게 얽매이거나 구속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무릇 한 사내의 좌우명으로 삼아도 될 만하다.
그래도 이 한마디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바로 ‘척당불기’라는 말의 동기를 제공했던 환온이 남긴 ‘유방유취(流芳遺臭)’라는 말이다. ‘꽃다운 이름을 후세에 남길 것인가, 더러운 이름을 먼 훗날까지 끼칠 것인가’라는 뜻이다. ‘큰 뜻과 기개를 품어 얽매임이 없다’는 좌우명을 가질 정도의 ‘큰 정치인’이라면 그 이름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