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騎虎之勢 기호지세
騎(말 탈 기)
虎(범 호)
之(갈 지)
勢(기세 세)
호랑이를 타고 가는 형세.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도중 내릴 수 없는 것처럼 그만 두거나 물릴 수 없는 상태.
내친 걸음
남북조(南北朝) 시대 말엽인 581년,
북조 최후의 왕조인 북주(北周)의 선제(宣帝)가 죽자, 재상 양견(楊堅)은 즉시 입궐하여 국사를 총괄했다.
외척이지만 한족(漢族)이었던 그는 일찍이 오랑캐인 선비족(鮮卑族)에게 빼앗긴 이 땅에 한족의 천하를 회복하겠다는 큰 뜻을 품고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참에 선제가 죽은 것이다.
양견이 궁중에서 모반을 꾀하고 있을 때 이미 양견의 뜻을 알고 있는 아내 독고(獨孤) 부인으로부터 전간(傳簡)이 왔다.
"'맹수를 타고 달리는 기세이므로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일입니다[騎獸之勢 不得下].
'만약 도중에서 내리면 잡혀 먹히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호랑이와 끝까지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부디 목적을 달성하시오소서."이에 용기를 얻은 양견은 선제의 뒤를 이어 즉위한 나이 어린 정제(靜帝)를 폐하고 스스로 제위(帝位)에 올라 문제(文帝)라 일컫고 국호를 수(隋)라고 했다.
그로부터 8년 후인 589년, 문제는 남조(南朝) 최후의 왕조인 진(陳:557∼589)나라마저 멸하고 마침내 천하를 통일했다.
[출전]『수서 隨書』〈獨孤皇后傳〉
[원문]當周宣帝崩 高祖入居禁中 總百揆 后使人謂高祖曰 大事已然 騎虎之勢 不得不勉之.
당주선제붕 고조입거금중 총백규 후사인위고조왈 대사이연 기호지세 부득부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