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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옥취사

완 재 2023. 4. 28. 12:45

 

比玉聚沙비옥취사

 

(견줄 비)

(옥 옥)

(모일 취)

(모래 사)

 

군자들의 친구 관계는 비유하자면 옥이 모이는 것과 같고, 

소인들의 친구 관계는 마치 모래를 모아놓은 것과 같다.

 

좋은 친구를 뜻하는 비옥취사(比玉聚沙),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비타민 같은 존재가 좋은 친구

 

세상을 살면서 좋은 친구나 좋은 사람을 만나 지내는 것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소중한 일이다. 좋은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면 기쁘기 그지없다. 친구(親舊)란 국어사전을 살펴보면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친구는 늘 가까이에서 보면서 또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생각하면서 지내는 사람이다. 그러기에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면 천리 길을 멀다하지 않고 찾아가 만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요즈음 사회에서 사람들의 만남은 서로의 목적과 이익을 위하여 존재한다는 느낌이다.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은 가까이한다. 모임의 참석도 당장의 이익을 두고 판단하는 것이 요즈음 만남의 세태다. 처음 만나서는 서로 목숨까지 다 줄 것처럼 화려한 미사여구로 말을 하지만 자신의 목적을 이루면 만남이란 그저 취사(聚沙)로 생각하는 게 다반사다.

 

사전적인 의미로 군자(君子)란 학식이 높고 행실이 어진 사람이며, 소인배(小人輩)란 자기의 이익만을 도모하며 도량이 좁고 간사한 사람을 말한다.

 

조선 선조 때의 일이다. 재상이었던 류성룡 선생은 군자들의 사귐을 옥()에 비유하고, 소인배들의 사귐을 모래에 비유하며, 비옥취사(比玉聚沙)란 말을 남겼다.

 

군자지붕(君子之朋)은 여비옥(如比玉)이고, 소인지당(小人之黨)은 여취사(如聚沙)이다.”라고 했다. ,군자들의 친구 관계는 비유하자면 옥이 모이는 것과 같고, 소인들의 친구 관계는 마치 모래를 모아놓은 것과 같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좋은 친구를 뜻하는 비옥취사(比玉聚沙)란 사자성어는 비옥(比玉)은 만날비(), 구슬옥()이고, 취사(聚沙)는 모일취(), 모래사() 자를 쓴다.

 

그래서 옛날부터 군자들이 친구를 사귀는 것은 처음엔 물처럼 담담하지만, 그 만남이 오래가면서 맛을 내며 서로에게 빛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에 소인들이 친구를 사귀는 것은 처음엔 진한 커피처럼 향기롭고 술처럼 달콤하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진정한 친구란 이해관계를 떠나서 사귐이 이어져야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런 친구 하나만 두어도 성공한 삶이라고 할 정도로 좋은 친구는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존재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친구라 해도 오래 만나기 위해서는 너무 가깝지도 또 너무 멀지도 않은 지혜로운 거리 유지가 필요하다. 이른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법칙이다.

 

고슴도치의 딜레마라는 우화가 있다. 고슴도치를 통해 이 불가근불가원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고슴도치들은 추위를 막기 위해서 서로 가까이 다가가지만 서로의 가시에 찔려서 다시 멀리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추위를 막을 수 없으니 다시 다가서고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추위를 덜 느끼면서도 상처를 입지 않을 서로에게 편안한 적당한 거리를 찾아내 그 거리를 잘 유지하며 한겨울의 추위를 견딘다.

 

이와 마찬가지로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너무 가까이 하지도 말고 너무 멀리하지도 않으면서 친구를 위해주고 배려해 주어야 한다. 간혹 친구와 오랫동안 사이가 좋았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소한 오해로 인해 멀어질 경우가 있다. 또 뒤늦게 만났어도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의 인품에 끌려 좋은 관계를 오래도록 지속 할 수도 있다.

 

공자의 화이부동 동이불화(和而不同 同而不和)’라는 말씀이 있다. ‘좋은 친구는 서로 화합하나 부화뇌동하지 않는 관계이고, 부화뇌동은 하면서도 화합하지 못하는 관계는 친구라 할 수 없다.’는 가르침이다.

 

좋은 친구는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비타민 같은 존재이다. 너무 가깝지도 그렇다고 너무 멀지도 않게 좋은 관계를 이어가도록 내가 먼저 노력해야 한다. 인간관계가 모래알처럼 이합집산이 난무하는 시대에 한 번쯤 되새겨 봐야 할 귀한 경구이다. 우리 모두 한결같은 여비옥(如比玉)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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