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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완 재 2021. 1. 26. 10:25

 

改過遷善 개과천선

 

고칠 개,

허물 과,

옮길 천,

착할 선

 

지난 허물을 고치고 착하게 됨.

 

진 혜제때 양흠지방에 괴걸이 나타났는데 그의 이름을 주처라 불렀다.

주처의 아버지 주방이 동오, 파양 태수를 지낸 바 있어 따지고 보면 주처도 양반 세문의 자제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주처가 여남은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주처는 아버지의 가르침과 보살핌을 잃은 뒤부터 점점 외곬으로 나아가 하루 종일 할일 없이 방랑생활을 하며 나쁜 짓이라고는 안하는 것이 없었다. 게다가 그는 어려서부터 남달리 몸이 강인하고 팔 힘은 보통 사람이 따르지 못하였다.

그래서 마을에서는 천하 패자 격으로 남을 두드려 패기가 일쑤고 야만 행위를 자행하는 등 그야말로 불량소년으로 마을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주처가 차차 자라면서 마을 사람들은 점점 그를 미워했고 그를 멀리하자 주처도 자연히 철이 들어 자신의 과오를 깨달았음인지 지난 허물을 과감히 고치어 새로운 사람이 되겠다고 굳은 결심을 하였다.

하루는 그가 마을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세상이 편안하여 모두들 의식 걱정없이 잘 사는데 왜 당신들은 나만 보면 낯을 찡그리십니까?"

이때 어느 대담한 마을 사람이 대답했다.

 

"세가지 해로움도 제거하지 못했는데 어찌 태평을 논할 수 있겠나?"

 

"세가지 해로움이라니요?"

 

주처는 이상히 여겨 물었다.

 

"남산에 있는 사나운 호랑이,

장교 아래 있는 교룡,

그리고 주처, 자네를 합해서 세 가지 해로움을 말하는 걸세"

 

주처는 귀에 거슬리는 마을 사람들의 말을 듣고는 더욱 새로운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각오를 굳게 가졌다. 그리고는 격동한 어조로 다짐했다.

 

"제가 반드시 그 세가지 해로움을 제거할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주처가 삼해를 없애겠다는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다행한 일이라고 제각기 경하해 마지 않았다.

 

두 호랑이가 싸우면 반드시 하나가 상하는 소위 <兩虎相鬪(양호상투) 必有一傷 (필유일상)>법인데 삼해를 한꺼번에 제거치 못하더라도 한 두 가지의 해로움을 없앨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그를 격려했다.

 

그리하여 주처는 칼을 차고 남산에 올라가 맹호를 잡아 죽였다. 바로 이어 주처는 또 장교아래 물에 뛰어 들어 교룡과 싸움을 벌였는데 사흘 밤낮이 지나도 주처는 돌아오질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주처가 이미 교룡에게 잡혀 먹힌 줄 알고 모두 손을 들어 환호하며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러나 주처는 악전고투 끝에 교룡을 죽이고 살아 돌아왔으나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은 별로 반갑게 여기는 것 같지가 않자 주처는 아직도 자기에 대하여 미움을 지니고 있음을 깨닫고 더욱더 허물을 벗고 착한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각오를 굳게 다졌다.

 

드디어 그는 정든 고향을 등지고 동오에 가자, 대학자 육기와 육운 두 형제를 만나보고 육운에게 솔직 담백하게 말했다.

 

"전에 저는 나쁜 짓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뜻을 세워 착한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너무 늦은 감이 있는 것이 가장 두렵습니다."

 

"자네는 나이가 아직 젊네!"

 

육운이 격려를 했다.

 

"자네가 굳은 의지를 지니고 지난 허물을 고치며 새로이 착한 삶이 된다면 자네의 앞길은 무한한 것 일세."

 

이 때부터 주처는 뜻을 세워 동오에서 글을 배웠다.

10여년동안 덕행과 학문을 닦고 익혀 마침내 유명한 대학자가 되었다.

지난 허물을 고치고 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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