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장

가을단풍

완 재 2006. 3. 4. 11:37

 

 

遠上寒山石傾斜 白雲深處有人家

停車坐愛楓林晩 霜葉紅於二月花

 

 

 

 



두목(杜牧)

遠上寒山石徑斜(원상한산석경사)하고: 멀리 늦가을 산을 오르니 돌길 비껴있고

白雲深處有人家(백운심처유인가)로다: 흰 구름 피는 곳에 인가가 보인다

停車坐愛楓林晩(정거좌애풍림만)하니: 수레를 세우고 앉아 늦은 단풍숲을 즐기니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로다: 서리맞은 단풍잎이 이월 봄꽃보다 붉어라

 

경(俓) : 길 경, 풍(楓) : 단풍나무 풍, 만(晩) : 늦을 만, 상엽(霜葉) : 서리맞은 단풍, 한산(寒山 : 가을이 깊어 쓸쓸해진 산, 좌애(坐愛) : 坐는 因也. 사랑하기 때문에라고도 해석

 

가을 단풍이 절정인 요즘 많은 사람들이 단풍구경을 하러 먼 산에 오른다.

이 시의 작가 두목도 멀리(遠) 떨어진 가을 산에 올랐다(上).

작가가 산에 갔을 때는 늦은 가을 날 이었다. 그래서 산은 이제 가을 기운이 서서히 줄어든다.

덤성덤성 남았던 낙엽마져 저버린 산은 차가워 보이고 이런 산을 한산(寒山)이라 한다.

늦은 가을날 산길은 경사지고 돌길이 많다.

높은 산에 오르자 흰구름이 피어오르고 산아래로 인가가 아득히 보인다.

 

인가에 묻혀 있을때는 모르지만 그 곁을 떠나오면 그리운 법이다.

산에 오르면 그래서 한번쯤 자신의 주변을 되새겨 볼 수 있는 것이다.

산속길을 걸어가면서 가장 작가의 시선을 끈 것은 바로 만추에 보는 늦단풍이다.

수레를 끄는 사람에게 일러 잠시 멈춰 쉬면서 단풍을 보고 가자고 한다.

경치 좋은 곳에 앉아 자연이 준 경이로운 늦단풍을 즐겁게 구경하고 있다. 타는 듯한 늦단풍은 서리를 맞아 더 붉게 보인다.

 

 ‘서리맞은 단풍은 이월에 피는 붉은 꽃보다 더 붉다’고 읊조린다.

특히 마지막 구인<霜葉紅於二月花>는 한 폭의 그림을 보는듯 선명하게 작가의 감수성을 드러낸 구절로 잘 알려져 있다.

 

두목[杜牧, 803-852] 중국 당대(唐代)의 시인. 자는 목지(牧之). 828년 진사(進士)에 급제했다.

후에 황저우[黃州]·츠저우[池州]·무저우[睦州]·후저우[湖州] 등에서 자사(剌史)를 지냈고 중서사인(中書舍人)이 되었다.

시(詩)에서 이상은(李商隱)과 나란히 이름을 날려 '소이두'(小李杜 :작은 李白·杜甫)라고 불렸다.

고시(古詩)는 두보·한유(韓愈)의 영향을 받아 사회·정치에 관한 내용이 많다.

장편시 〈감회시 感懷詩〉·〈군재독작 郡齋獨酌〉 등은 필력이 웅장하고 장법(章法)이 엄정하며 감개가 깊다. 근체시(近體詩)는 서정적이며 풍경을 읊은 것이 많은데 격조가 청신(淸新)하고 감정이 완곡하고도 간명하다. 문집으로는 〈번천문집 樊川文集〉이 있다.


 

'@ 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정적 형범  (0) 2006.03.04
일심즉조  (0) 2006.03.04
자연에 겸손  (0) 2006.03.04
세월  (0) 2006.03.04
심성  (0) 2006.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