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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이위용

완 재 2017. 6. 30. 08:48



無之以爲用(무지이위용) - <道德經>

 

없음이 쓰임새를 만든다

- 쓰는 것이 경쟁력이다 -


노자는 도덕경 제11장에서

수레바퀴와 그릇, 그리고 방을 예로 들면서 수레바퀴의 바퀴살이 없는 곳의 빔, 그릇의 안쪽의 빔, 그리고 벽을 뚫어 만든 방문의 빔이 있음으로 해서 수레와 그릇과 방의 쓰임새가 생긴다고 하면서 "있음이 이로움을 만드는 것(有之以爲利:유지이위리)없음이 쓰임새를 만들기 때문이다(無之以爲用:무지이위용)"고 하였고

 

15장에서 "도를 얻은 자는 채우려 하지 않는다(保此道者 不欲盈:보차도자 불욕영)"고 하고 이처럼 "채우지 않으므로 새롭게 이루는 것 없이 낡아갈 수 있다(夫唯不盈 故能敝不新成:부유불영 고능폐불신성)"고 하여 도라는 것은 한번 이룬 후에 다시 새로운 것으로 갈아입고 그것이 낡으면 다시 새로운 것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늘 낡은 상태로 영속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36장에서는 "들이쉬려고 하면 먼저 내쉬어야 한다(將欲翕之 必固張之:장욕흡지 필고장지)"고 하였으며

48장에서는 도를 닦는 것은 날마다 덜어내는 것이며(爲道日損:위도일손), 덜어내고 덜어내다 보면 무위에 이르게 된다(損之又損 以至於無爲:손지우손 이지어무위)고 하였다.

채우려면 먼저 비워야 하는데도 우리 주변에는 비울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물이 가득 찬 컵에 물을 따르면 넘칠 뿐이다. 숨을 내 쉬지도 않고 들여 마시려고 하면 새 공기가 허파로 들어 갈 수가 없으니 점점 더 숨이 가빠지게 된다.

 

스쿠바다이빙을 하다보면 똑 같은 용량의 공기탱크를 사용하는데도 상급자는 예컨대 1시간을 사용하는데 초보자는 같은 수심에서 10분이면 공기가 바닥이 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초보자는 불안한 나머지 허파 속에 있는 공기를 제대로 내 뱉지도 않고 계속해서 공기를 들여마시려고 하기 때문이다. 즉 날숨보다 들숨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상급자는 날숨을 가늘고 길게 내뱉는다. 이렇게 허파를 많이 비우면 새로운 공기는 힘들여 들여 마시지 않아도 허파속으로 저절로 들어가는데 초보자는 숨을 쉬어야 한다는 불안감에 공기를 들여 마시려고만 한다.

 

"없음이 쓰임새를 만든다(無之以爲用:무지이위용)"는 노자의 가르침은 쉽게 말하면 "채우려면 먼저 비워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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