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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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破邪顯正(파사현정)
破(깨뜨릴 파) 邪(간사할사) 顯(나타날 현) 正(바를 정)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냄.
불교에서 나온 용어로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악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른다는 뜻이다.
이 용어는 특히 三論宗(삼론종)의 중요한 근본 교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正法의 예리한 칼날
한 치도 물러섬 없는 번뜩이는 지혜
뇌성벽력 폭풍우 휘몰아 邪道(사도)를 휩쓰네.
인정사정 남김없이 다 쓸고 간 폐허의 땅
부처 중생 흔적조차 찾아지지 않는 무인도
뉘 있어 오늘 지극한 道, 부처 정법 펼치리.
파란 하늘과 맞닿은 바다의 짙푸른 물빛
오욕의 한 생 숱한 인연들 품어 안고 녹이는 忍苦(인고)의 德
흔들림 없는 너른 마음에 깊은 멍 숨겨 홀로 안고 흐르네.
*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악한 도리를 깨뜨리고 바른 도리를 드러낸다는 뜻.(파현)
0, 삼론종[三論宗]
중국 수나라 때에 번성한 불교 종파의 하나.
길장은 구마라집(鳩摩羅什)과 승조(僧肇)의 옛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승랑(僧朗), 승전(僧詮), 법랑의 계통을 이었으며, '3론'에 대한 주소(注疏)를 쓰고 〈삼론현의 三論玄義〉를 저술하여 인도의 용수(龍樹 Ngrjuna)와 데바(提婆 ryadeva)의 중관사상(中觀思想)을 이어받아 널리 폈다.
이 종파의 기본사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무언가에 집착하는 것을 바르지 않다고 보고 아무런 집착이 없는 것을 바르다고 본다. 언어에 집착하여 머무르지 않는 것에서 시작하여 마음에 집착이 없는 경지에 이르는 것을 가르침의 주된 내용으로 하여, 무엇인가에 집착하는 모든 견해를 깨뜨릴 것을 주장하며 얻을 것이 없음을 종파의 중심적 사상으로 삼았다.
둘째, 세속에서 만물에 대하여 실제로 존재한다고 보는 것(俗諦)과 불교에서 만물에 대하여 허공과 같이 실체가 없다고 보는 것(眞諦)은 "둘이되 둘이 아니다"(二而不二)라고 하여 어느 한쪽의 관점에도 치우치지 않는 것을 '중도'(中道)라고 한다.
셋째, 만물은 근본적으로 "생성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영원하지도 않고 순간적이지도 않으며, 하나인 것도 아니고 여럿인 것도 아니며, 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니다"(不生不滅 不常不斷 不一不異 不來不去)라고 하는, 이른바 '팔부중도'(八不中道)를 설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고구려 때에 3론에 조예가 깊은 승려들이 많이 있었으니, 중국의 남북조시대에 3론의 가르침을 부흥시켜 승전에게 전한 승랑이 고구려 출신이었을 뿐만 아니라 길장에게서 삼론종의 학설을 배워 일본에서 삼론종을 개창한 혜관(慧灌)도 고구려 출신 승려였다.
혜관에 의하여 625년에 삼론종을 받아들인 일본에서는 지장(智藏)이 혜관에게서 배운 뒤 다시 당나라에 가서 길장으로부터 배우고 귀국하여 원흥사(元興寺)를 개창했고, 지장의 제자인 도자(道慈)는 당나라에 유학하고 돌아와 따로 대안사(大安寺)를 개창하여 별도의 유파를 형성했다.
삼론종은 중국 내에서는 당나라 이후로 점차 쇠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