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지봉
0, 麻中之蓬(마중지봉)
麻(삼 마)
中(가운데 중)
之(갈 지)
蓬(쑥 봉)
삼밭에 난 쑥
산 꼭대기에 있는 나무는 나무줄기가 길어서가 아니라 서 있는 자리가 높기 때문에 높은 것이다.
쑥이 삼 밭에서 자라면 붙들어 주지 않아도 곧게 자라고,
흰 모래가 진흙 속에 있으면 함께 검어진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거처를 정할 때 반드시 마을을 가리고(擇),
교유할 때는 반드시 곧은 선비와 어울린다.
이는 사악함과 치우침을 막아서 중정(中正)에 가까이 가기 위함이다."
마중지봉은 윗글의 "봉생마중 불부이직(蓬生麻中 不扶而直)"에서 취한 것이다.
앞의 "봉생마중"을 그대로 쓰기도 한다.
쑥은 보통 곧게 자라지 않지만, 똑바로 자라는 삼과 함께 있으면 붙잡아 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삼을 닮아 가면서 곧게 자란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하찮은 쑥도 삼과 함께 있으면 삼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니, 사람도 어진 이와 함께 있으면 어질게 되고 악한 사람과 있으면 악하게 된다는 것을 비유한 것으로 사람이 생활하는 데 환경이 중요함을 함축한 말이다.
삼은 또한 밀식해서 심으면 곧장 하늘로 뻗으면서 자란다. 이런 사실은 옛날 유학자들의 많은 교훈거리로 되어 왔다. 친구, 환경이 중요하다는 뜻의 '마중지봉(麻中之蓬)' 이다.
삼밭에 난 쑥이란 뜻이니까, 삼밭이 쑥대밭이 된 것이 아니냐고 농담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잘 음미해야 할 말이다. 쑥은 무릎 정도로 자라는 것이 보통이지만 쑥이 삼밭에 났을 때에는 삼과 똑같이 자란다.
삼이 한자 자라면 쑥도 한자 자라고, 삼이 여섯자 자라면 쑥도 여섯자 자라난다.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쑥대와 삼대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다.
즉, 마중지봉이란 말은 좋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주위의 감화를 받아 선량해 진다는 말이며, 여기에서 삼은 좋은 친구, 좋은 환경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