孝(효)
0,孝
효 : 자녀가 부모에게 경애의 감정에 토대를 두고 행하는 행위.
樹欲靜而風不止 수욕정이풍불지
子欲養而親不待 자욕양이친부대
을미년원단묵연재서어완재
을미년 아침 묵연재에서 완재 쓰다.
樹(나무 수) 欲(하고자 할 욕) 靜(고요할 정) 而(말 이을 이) 風(바람 풍)
不(아닌가 부{아닐 불,클 비}) 止(발지, 그칠지) 子(아들 자) 欲(하고자 할 욕) 養(기를 양) 而(말 이을 이) 親(친할 친) 不(아닐 불) 待(기다릴 대)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은 그치지 않고
아들은 봉양 하고자 하나 어버이는 기다리지 않는다.
유형 개념용어
분야 종교·철학/유학
[내용]
이러한 행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나 존재하는 것이므로 유교 고유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유교에서는 부모에 대한 효가 도덕 규범의 기초이고, 더 나아가 국가로부터 가족에 이르기까지 최우선의 가르침으로 뿌리박고 있다는 사실에 그 독특성이 있다.
효란 본래 부모가 살아 있을 때 자녀가 지켜야 할 도덕을 의미함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유교인들은 사후의 영원을 바라고 효를 종교화하여 자손에게 반드시 조상의 제사를 지내도록 요구하고 있다.
개인은 하늘과 땅이라는 우주의 부모로부터 태어난 우주적 자아이자 육체의 부모로부터 태어난 가문적 자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세의 부모에 대한 효는 ‘생명(生命)의 근원’인 조상에 대한 공경과 보은의 출발점이자 전제가 된다.
제사는 초혼을 의미하며, 사후에도 현세에 돌아올 수 있다고 믿기에 조상에 대한 제사가 효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또한, 제사를 행하는 주체는 자손이기 때문에 자손, 특히 아들을 낳는 것이 효의 하나가 된다.
부모가 살아 있을 때 정성을 다하고, 죽은 뒤에는 경애하는 마음으로 제사를 잘 지내고, 또한 아들을 낳아 제사가 끊기지 않도록 하는 것 전체가 효라고 생각되었다.
효에 대한 문헌 기록을 살펴보면, 가장 최초의 것으로 ≪서경≫ 순전(舜典)에 나오는 “삼가 오전을 아름답게 하라(愼徽五典).”는 구절을 들 수 있다. 오전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주희(朱熹)의 해석에 따른 오상설(五常說)로서, 맹자(孟子)의 오륜을 가리킨다. 다른 설은 “아비는 친하고(父親), 어미는 자애롭고(母慈), 자식은 효도하고(子孝), 형은 우애하고(兄友), 아우는 공순하다(弟恭).”라는 것이다. 후자의 내용은 효(孝)·제(弟)·자(慈)라는 가족 윤리의 근간이 된다.
유교 사상의 핵심적 도덕 규범인 효의 원초적·본질적인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공자(孔子)의 효에 대한 관념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 공자는 효의 본유 관념으로서 공경심을 강조하고 있다. 봉양하는 일뿐만 아니라 공경하는 마음(敬)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웃어른에 대한 예절로는 얼굴빛, 즉 존경하는 태도가 문제라고 하였다.
둘째,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효경≫에서 “우리의 신체는 머리털에서 살갗에 이르기까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감히 손상하지 않는 것이 효의 비롯이니라.”라고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다.
셋째, 효는 공자로부터 이미 사후에까지 확대된 개념으로 드러난다. 즉, “살아 계실 때도 예로써 섬기고, 장례도 예로써 치르고, 제사도 예로써 모시라.”고 하였다. 여기서 유교의 상·제례가 조상숭배 사상과 결합하여 효 사상의 일부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맹자는 선진시대(先秦時代) 효 관념의 정립자라 할 만큼, 공자의 효 사상을 유교의 중심 사상으로 굳게 다져 놓았다. 그는 효를 백행(百行)의 근본으로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요·순의 도리도 효제(孝悌)일 따름이다.”라고 말함으로써, 효를 제왕의 도로 확대하였다.
“효자의 지극함은 어버이를 높이는 일보다 더함은 없을 것이다. 어버이를 높이는 일의 지극함은 천하를 가지고 봉양해 드림보다 더함은 없을 것이다. 천자의 아비가 되니 높음의 지극함이요 천하로써 봉양하니 봉양의 지극함이니라.” 위의 구절에서 맹자는 제왕의 대효(大孝)를 말함과 동시에 입신양명을 효의 중요 요소로 부각시켰다.
개화 사상이 일어나면서 윤리적 가치는 분화되어 나타난다. 19세기에 이르면 가족 윤리와 국가 윤리, 그리고 ·사회 윤리를 따로 생각하게 된다. 즉, 효·충·신을 덕목으로 하되 그 대상을 부모-자식, 임금-신하, 이웃-이웃의 인간 관계로 설명하게 된다.
효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으뜸가는 덕목으로 국한된다. 다시 말하면, 충·효·신의 기능이 나누어지고, 각 덕목이 독립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이 효 사상은 본질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으나 시대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전통 사회에서 효 윤리는 가족을 결속시키고 사회 풍속을 순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반면 효도 예절이 형식적으로 고정화·관습화되어 개인의 진취적 기상을 억압하고 사회의 합리적 개혁을 둔화시켰던 부정적 측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효의 본질을 재인식하고 그 참된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요구된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